[Dive In People] #4 이동민 고레로보틱스 대표

여러분에게 Challenge(도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여성 최초 노벨과학상 수상자 메리 큐리(Marie Curie)는 '오직 도전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알게 된다'고 말했는데요, 도전은 이처럼 나의 잠재력을 발견해 상상하지 못한 성취를 가능하게 합니다. 포스코이앤씨에도 나를 발견하는 도전을 적극 실천해온 한 사람이 있습니다. 2013년 입사해 9년간 현장 근무를 하며 경험을 쌓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내벤처'에 도전, 현재는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진출한 스타트업 '고레로보틱스'의 대표가 된 건축사업본부 이동민 과장을 소개합니다 😎

건설을 사랑하는 남자, 고레로보틱스의 대표 포스코이앤씨 이동민 과장입니다. 저는 건설 현장 체질이라 포스코이앤씨 입사 후 9년을 현장에서만 보냈는데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건설현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없을까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2022년 12월 포스코그룹 사내벤처 프로그램 ‘포벤쳐스(POVENTURES)’를 통해 이러한 고민들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을 현실화하기 시작했고 ‘고레로보틱스’ 창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고레로보틱스는 건설 현장에서 자재를 운반하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1️⃣ 첫번째는 로봇 개발에 있어서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건설 현장을 가장 잘 알고 또 익숙하다 보니까 개발하는 로봇이 어떤 성능을 내야 되고, 어떤 성능은 불필요한지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2️⃣ 두번째는 CEO로서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정부 과제를 수주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인천 송도 컨벤시아 프로젝트 당시 이동민 과장과 동료들의 모습

1️⃣ 첫번째는 송도 컨벤시아 프로젝트예요. 제게 건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활동인데, 컨벤시아 프로젝트가 말 그대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난이도 높은 공사였죠. 공사 방법이나 순서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난해하고 또 재밌고 신기한 공사였습니다. 건설에서 상상력의 중요성을 느낀 프로젝트예요. 이때 제가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을 재밌어하고 즐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2️⃣ 두번째로는 판교 대장동 11, 12블록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의 경험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줬어요. 당시 공기 단축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때 저도 직접 야간양중(야간에 자재를 운반하는 일)을 하면서 현장 내 자재 운반만큼은 자동화가 된다면 더욱 안전하고 저렴하게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두 경험이 고레로보틱스를 창업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네, 제가 믿는 말 중에 하나가 ‘공대생끼리 물건 만들면 망한다’라는 말이거든요😂저도 건축공학과를 나온 공대생이지만 공대생들끼리 기술에 집중하다보면, 우리가 만족시켜야 하는 고객은 사라지고 기술만 뽐내는 개발이 될 것 같았어요. 균형을 맞춰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균형을 ‘디자이너🎨’가 맞춰준다고 판단했습니다. 잠재고객들을 대변해서 ‘로봇은 이렇게 생겨야 합니다’라고 정의 내릴 수 있는 분인 거죠. 그렇게 쌍둥이 형이자 디자이너인 이형민 CMO와 함께 시작하게 됐어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책임자

사내벤처 인큐베이팅 당시 2023년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서 투자도 유치하고 여러 로봇 전문가 분들도 만났어요. 그 당시 세계적인 보행로봇 연구소인 RoMeLa에 계셨던 채호식 CTO분께 자문을 받으러 갔었는데, 본의 아니게 영업을 당하셨죠😁 로봇을 통해 단기간에 사업적으로 큰 의미를 남길 수 있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CTO가 영입되고 나니까, 최고급 역량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CTO가 기술적으로 중심을 잡아 줘서 스노우볼⛄ 굴리듯 직원 규모도 단숨에 커졌던 것 같아요.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

 

 

현장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건설 현장은 대기업처럼도 일하고 중소기업처럼도 일하게 되는 독특한 구조✅잖아요. 시스템은 대기업이지만, 개별 현장은 직원이 30명 정도 되는 중소기업과 똑같죠.

고레로보틱스도 건설 현장처럼 현재 직원이 20명 정도 돼요. 그래서 회사를 운영하며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비슷한 어려움을 해결하신 소장님들을 떠올려요. 함께 일했던 소장님이 6분 계신데, 좌청룡🐲 우백호🐱처럼 제 뒤에 항상 계시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소장님들의 의사결정, 우선순위 결정 방식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황소장님, 김소장님은 어떻게 하셨을까”하며 떠올려요. 역량이 뛰어나신 소장님들 옆에서 많이 지켜봤기 때문에, 제가 소장님의 노하우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랄까요. 입사해서 첫 현장에 갔을 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고 나면 무슨 일도 다 잘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 말이 정말 맞다고 느껴져요.

 

 

고레로보틱스의 로봇은 현재 4가지 버전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직 네이밍을 확정하지 않아서, 개발 순서대로 1~4세대로 부르고 있는데요. 세대별로 이동을 담당하는 모빌리티 부분은 큰 차이가 없지만, 자재를 하역하는 메커니즘이 각자 다릅니다.

가장 초기 모델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자재를 스스로 하차하고, 2세대 로봇은 포크리프트 형태로 자재를 하차합니다. 3세대는 에어튜브를 통해 하차하고, 4세대는 롤테이너를 이용해 운반합니다. 대량의 자재 운반시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어서 다양한 건설 환경과 자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술적 부분보다도 로봇을 개발하는 데 욕심을 버리는 단계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차로 비유하면 당장 필요한 건 소형 자동차 정도 기능인데, 조금 더 기능을 추가하면 고급 중대형 자동차 정도의 스펙을 뽑아낼 수 있겠다는 욕심이 자꾸 들더라고요.

처음에 우수한 기술력의 팀원들이 채워지고, 이 구성원들의 실력이라면 높은 레벨의 로봇 제작도 문제 없겠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로봇을 개발하다보니 오히려 루즈해지거나 불필요한 기능이 발견돼서 계속 가지치는 과정이 생겨났죠.

지금은 팀원들과 회의를 하며 함께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모았어요. 불필요한 기능은 다 버리면서, 지금 형태의 담백한 목표를 가진 간결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성장 동력은 ‘건설 자재를 로봇을 활용해 밤에 옮긴다’라는 명확한 미션🚀이 있다는 점 같아요. 단순히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기업과는 정반대죠. 사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로봇 모델을 떠올려보면 로봇청소기 외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으실 거예요.

핵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로봇이 필요한 것이지, 로봇 기술 자체의 발전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우리 회사 대부분의 직원 분들이 ‘로봇청소기 이후 처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모였어요. 그게 실현되는 장소가 건설 시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판단했고요.

이처럼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이 고레로보틱스를 현재의 형태로 빠르게 성장시킨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25일 인천 송도 재미동포타운 2단계 조성사업 신축공사 현장에서 로봇이 건설 자재를 양중하고 있다.

네, 고레로보틱스는 인천 송도 재미동포타운 2단계 조성사업 신축공사 현장과 로봇 양중에 합의하여 실제 투입에 앞두고 있습니다. 투입은 11월 중순쯤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 9, 10월 현장 관계자분들과 함께 착수·공개 시연회를 진행했습니다. 시연회에서 고레로보틱스가 직접 망을 구축해 로봇을 통해 세대 입구에 자재를 운반하는 데 성공했고요, 로봇의 최대로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를 높여 최대 12개의 강마루를 한 롤테이너로 운반하는 목표를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 내 물류 운반을 로봇으로 해결했을 때, Data📊가 생성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간 건설 현장은 공정 현황을 관리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겼는데요. 로봇으로 운반하게 되면 자재의 투입 여부를 Data에 근거하여 확인함으로써 공정의 ‘선행지표’를 파악할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매달 말 기성작업을 할때 협력업체와 시공을 여부로 실랑이를 벌이거나, 근거 자료를 만드는 등의 불필요한 행정 처리가 줄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Data를 활용하여 BIM, AX(인공지능화) 등 스마트 건설을 넘어 인텔리전트 컨스트럭션(Intelligente Construction)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024 미국 CES에서 ‘AIR-MAR’ 모델로 혁신상을 수상한 고레로보틱스 팀의 모습

 

 

좋은 소식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기뻤어요. 한편으론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담담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일련의 과정들이 자동차 게임🎮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자동차 게임을 하면 처음에 100분이 주어지는데 100분 동안 다음 골라인을 넘어가지 못하면 게임이 종료가 되고, 그 골라인을 넘어서면 추가 시간이 주어져서 계속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구조거든요.

그런 것처럼 저희도 계속해서 골라인을 통과해 나간다고 생각했고, 골라인의 성공률을 10대 1 🏁이라고 봤습니다. 저희와 경쟁하고 있는 스타트업 10곳 중 1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표였죠. 미국 CES도 전체 출품작 중에 10%만이 혁신상을 받았거든요. 골라인 하나를 통과하니까 또 다음 골라인을 통과하기까지 연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줘서 지금까지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국내 VC분들을 만나며 투자 유치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요, 국내 건설 현장에서 로봇을 시연하며 실효성을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엔 미국 실리콘밸리에 로봇 AI R&D센터를 만들 예정이에요. 그때 현지 채용될 세계적인 로봇 전문가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고, 그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점프업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솔루션으로는 투자를 받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반짝이는 아이템이 있다면 국내외 시장과 투자자의 반응 등을 충분히 확인해보시고, 꼭 도전해보시길 권유 드려요. 가장 추천하는 프로그램은 매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되는 ‘82-Startup’ 행사입니다. 미국에 진출했거나 예정인 스타트업 CEO들이 모이는 행사인데 꼭 방문하셔서 본인의 아이템이 해외에서도 실현가능한 해결책인지 다양하게 검증 후 시작하는걸 추천드립니다. 창업에 뜻이 있으시다면, 다음 휴가는 꼭 실리콘밸리로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제게 Challenge란 ‘익숙함에 타협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사원, 대리급일 때부터 어려운 공사 현장을 가려고 일부러 노력했어요. 되돌아보면 송도 컨벤시아, 아트센터 건축 현장 등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며 Challenge를 즐기고자 노력했던 것 같아요.

현재 고레로보틱스를 이끌면서도 의도적으로 익숙함에서 벗어나려고 해요. 이를테면 신입 직원이 입사하면 개발 회의 프로세스나 의사결정 구조에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전체 회의 때 꼭 말해달라고 부탁해요. 벌써 1년이 지난 회사라 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 기존 구성원에겐 익숙하지만 새로운 시각에선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실제 그 부분을 반영해서 개선된 사항이 많고요.

현재의 익숙함에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과 효율을 찾아가는 것, 그게 바로 ‘Challenge’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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