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 삶은 어땠을까요,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교량이 없었다면 아마 섬과 육지를 오가기 위해 배를 타야 하고, 밀물과 썰물, 파고, 풍랑 등 기상 예보에 늘 마음 졸이지 않았을까요? 이처럼 날씨와 관계없이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을 오갈 수 있게 해준 교량은 우리에게 아주 고마운 시설인데요, 로마인들은 교량을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상징'이라고 믿을 정도였다고 해요. 이처럼 신성하리만큼 중요한 구조물 ‘교량’을 설계하는 전문가가 포스코이앤씨에 있다고 하는데요, 아름답고 안전한 교량을 짓는 교량 전문가 '이정희 Expert'를 만나봤습니다.
포스코이앤씨 특수교량 분야 EXPERT로서 현재 인천 제3연륙교 2공구 현장에서 구조분야 FE(Field Engineer)로 근무하고 있어요. 설계 검토와 교량 가설단계에 필요한 기술검토 업무를 수행하며 원활한 시공이 이뤄질 수 있게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인프라설계그룹에 소속돼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기술적 이슈를 해결하는 현장기술 지원 업무를 수행해요. 자세하게는 인프라분야 턴키(Turn key) 사업, 민간투자사업 입찰설계 · 실시설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턴키(Turn Key) 사업: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일괄 입찰해 수행하는 사업 방식
설계 부서의 특성상 본사 또는 설계합동사무실에서 주로 근무했습니다. 처음 업무를 수행할 땐 수처리시설, 항만, 도로, 철도 등 다양한 인프라 분야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2010년 여수산단진입도로 마동IC 개설공사를 시작으로 교량 설계와 인연을 맺게 됐어요. 그 후 서부내륙고속도로, 새만금남북도로 2공구, 제3연륙교 2공구, 서울-양주고속도로 등 교량 · 구조분야 설계 담당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이죠. 교량 가설 중 각 시공 단계별로 구조물과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고, 교량이 준공된 후 구조적 문제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안전하게 설계해야 하니까요.
특히 해상교량은 깊은 수심의 바다 위를 횡단하는 구간에 건설되잖아요, 높은 주탑을 먼저 세우고 주탑 중심에서부터 양측 대칭으로 교량 상판을 분절 단위로 시공하며 단계별로 케이블을 당겨 시공하는 기법이 필요해요.
이때 가설 단계별로 구조계가 변하기 때문에 시공 단계별 구조 안전성을 검토한 후 정확한 시공이 이뤄지는 지를 체크해야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습니다.
또 해상교량은 안전한 선박 이동을 위해 충분한 교량 경간 길이 계획을 수립해야 해요. 이에 더해 내진설계와 내풍설계 등 준공 후 설계수명 200년 동안 교량이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충분한 내구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합니다.
2018년 6월 수주해 2023년 8월 준공한 새만금 남북도로 건설 공사 2공구 프로젝트입니다. 전북 부안군 동진강을 횡단하는 새만금대교는 우리 회사에서 시공한 최초의 콘크리트 사장교이면서 포스코에서 개발한 2,160MPa 초고강도 케이블과 2,360MPa 초고강도 강연선이 최초로 적용된 프로젝트라 상징적이죠.
개인적으로도 가장 애착이 있어요. 도로가 지어진 전북 부안군이 저희 아버지 고향이거든요. 지난 추석 연휴 때 부모님을 모시고 직접 새만금 남북도로를 건넜는데 그때 부모님께서 자랑스러워하시며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셨답니다.
또 동료들과의 추억도 많았어요. 설계합동사무실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며 프로젝트 입찰을 준비해 메이저 건설사들과 경쟁해서 수주했거든요. 이후 실시설계를 끝내고 현장 근무를 하며 건설 과정을 함께 하니 보람은 더 크게 느껴졌어요.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이 참 많은 프로젝트입니다.
안전한 교량이죠. 조형미가 뛰어난 교량은 지역 랜드마크가 되어 관광산업에 도움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미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교량이라도,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잘 만든 교량이라 할 수 없습니다. 교량의 수려함, 원활한 교통흐름, 이동시간 단축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 하죠. 조형미가 뛰어나고 안전한 교량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저와 같은 교량기술자의 역할이구요.
대학생 때 구조역학, 재료역학 등 구조분야 전공과목을 가장 흥미롭게 공부하고 좋아했어요. 직접 계산한 결과와 구조해석 결과를 비교해 숫자가 맞아 떨어지는 경험이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때 구조분야를 전공해야겠다고 다짐했고, 구조분야 중에서도 토목의 '꽃'이라고 불리는 교량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입사할 때도 인프라 설계 분야에 지원했고 언젠가는 교량 프로젝트 경험을 쌓아 성장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구조분야 최고 전문자격증인 '토목구조기술사' 취득을 목표해왔어요. 다만, 회사 업무를 병행하며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쉽지 않아 시간이 좀 걸렸죠. 교량 프로젝트 수행 경력이 어느정도 생긴 후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새만금 남북도로 현장에 구조분야 FE로 파견근무를 나가면서 숙소 생활을 하게 됐는데, 이때 저녁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며 '토목시공기술사'에 도전했고 다행히 첫번째 시험에 합격했죠. 자신감을 얻어 원래 목표하던 '토목구조기술사' 시험에도 도전했는데 운이 좋게도 바로 합격하게 되었답니다.
특수교량 전문가로서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두 가지 기술사를 취득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후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인천광역시,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기술자문위원 활동도 하게 되었어요. 교량 프로젝트의 기술자문 및 공법심의에 참여함으로써 더 넓은 시각과 안목으로 교량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됐죠.
네, 감사하게도 2023년 7월 7일 '도로의 날'을 맞아 도로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새만금 남북도로 2공구에서 특수교량 최신설계 기술을 적용하고 시공품질 향상에 기여한 점, 또 서부내륙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최초제안~실시설계 사업의 성공적 수행과 제3연륙교 2공구 사업 기술제안 및 시공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한 부분을 좋게 평가 받았어요.
구조해석과 구조계산에 대한 흥미와 철근콘크리트와 강구조, 구조역학 등 구조 관련 과목에 관심과 소질이 있다면 교량전문가로서 충분한 조건이 충족된다고 볼 수 있어요. 주로 안전성 검토를 위한 구조계산과 검토를 다루는 일들이 많다보니 숫자에도 강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바라보는 포스코이앤씨는 지속적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사내 기준들을 개선하며 성장해 나아가는 회사예요. 제가 2002년에 입사해 지금까지 근무해 오는 동안 지속적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왔습니다.
특수교량 분야는 매우 다양하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특수한 교량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현수교, 아치교 등 경험해보지 못한 특수교량 프로젝트를 경험해 더 넓은 안목과 전문역량을 키우고 싶어요. 나아가 가능한 특수교량 분야의 Master, Chief Master가 되어 후진 양성과 회사의 특수교량 기술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선수 줄리어스 어빙이 남긴 말로, 제가 항상 마음깊이 새기고 있는데요.
회사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정해진 시간 내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 거예요.
만약 후배님들이 포스코이앤씨에서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면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때까지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고 자기계발과 성장을 위해 과감히 결심하여 시간을 투자하시길 권유 드립니다. 화이팅입니다!